“농사보다 센터가 먼저라예.”진전면 · 1934년생 김 어르신
아흔이 넘어도 밭을 못 놓으시는 어르신입니더. 장염으로 입원했다 나오시고는 다리 힘이 확 빠졌는데, 그래도 아침만 되면 밭에 나가시니 자식들이 애가 탔지예.
넘어지기라도 하면 우짜노 싶어서.
처음 며칠은 말도 잘 안 하시고 구석에 앉아 눈치만 보셨어예. 평생 밭하고 집밖에 모르고 사신 분한테 이런 데가 오죽 낯설었겠습니꺼.
그래서 우리도 억지로 뭐 시키지 않고 농사 얘기부터 물었어예. “올해 고추 농사는 좀 됩니꺼?” “그 밭은 언제부터 하셨어예?” 하니까 그제야 말문이 트이시더라고예.
센터가 좀 머니까 오시는 길에 송영차 안에서 들판 지나가는 거 보시는 것도 좋아하십니더. “저 논 저거 물 잡았네” 하시면서예.
요새는 밭일보다 센터를 먼저 챙기십니더. 차 올 시간 되면 마당에 나와 기다리세예.
당뇨에 고지혈증 있으시니 드시는 양 챙기고, 다리 운동은 딱 무리 안 갈 만큼만 합니더.
“밭에 혼자 나가 계실까 봐 하루도 맘 편할 날이 없었는데, 센터 가 계시는 동안은 안심이라예.” — 따님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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